법정관리 후 한진해운 부산항 환적 화물 '절반' 감소

반사이익 기대됐던 현대상선도 물동량 줄어
한진해운이 지난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가 처리하던 환적 화물 대부분이 외국계 선사들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22일 부산항만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진해운의 부산항 컨테이너 환적 화물은 총 4만9690개로 1년 전과 비교해 5만9852개(51.94%) 줄었다.
반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의 부산항 환적 물량은 지난해 10월 23만5087개에서 2만6919개(13.15%) 늘어난 26만6006개로 집계됐다.
부산항 총 컨테이너 환적 화물은 지난해 10월 87만3122개에서 올해 10월 81만6717개로 5만6405개(6.46%) 감소했다. 이에따라 한진해운의 감소 물량 대부분은 2M 등 외국계 선사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현대상선의 환적 물량 역시 줄었다. 현대상선의 부산항 환적 화물은 지난해 10월 11만3479개에서 지난달 10만1164개로 10.85% 감소했다.

이같은 환적 화물 변동 추세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9월부터 시작됐다. 부산항 환적 화물은 지난해 9월 83만1580개에서 지난 9월 79만3630개로 4.56% 줄었다.

같은 기간 한진해운의 환적 물량 또한 11만6651개에서 5만6066개로 51.94% 감소한 반면 2M의 경우는 22만5141개에서 23만9712개로 6.47% 증가했다.

환적 화물은 특정 항구에서 A배에 실려 있던 것을 내려 B배로 옮겨 싣는 화물을 말한다. 하역, 선적, 물품 보관 등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일반 화물보다 부가가치가 2배 정도 높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그간 동북아 허브항으로 불리던 부산항에서 이같은 환적 화물을 처리하며 많은 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한진해운 환적 물량이 줄어듦은 물론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현대상선 역시 유탄을 맞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국내 해운산업에 대한 글로벌 화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현대상선의 환적 화물 또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M 등 글로벌 유수 해운사들이 이 틈을 타 부산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산항이 동북아 중심항으로서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며 "최근 중국 항만 등의 성장으로 안 그래도 부산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한진해운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수 많은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물론 부산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2016.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