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대비한 산업계의 '선주문' 효과가 사라지면서 아시아의 대미 수출이 급감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미국에선 수입 화물 운송 지체 현상이 사라지고, 해운 운임이 하락하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닛케이아시아는 4일 "올해 하반기 이후 미국 내 아시아 물품 수요 감소와 대미 수출 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일례로 말레이시아의 수출은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4% 가까이 뛰었지만 하반기에는 6% 감소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20%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무라증권도 올해 하반기 아시아의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는 미국의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 아시아 물품을 사재기 했던 미국 업체들이 오는 7일 관세 시행 이후에는 주문량을 대폭 줄일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알렉스 홈스 EIU 아시아태평양국장은 "관세 전 쌓아둔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하반기 아시아 수출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내년 초에는 일부 국가 수출이 20~30% 줄어들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수입 화물의 운송 지체 현상이 사라지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물류업체 그레이트월드로지스틱스 지미 팅 회장은 "5, 6월에는 배송해야 할 상품이 밀려있었지만 이제 해소됐다"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전 몰렸던 주문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운 운임도 하락했다.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의 세계컨테이너지수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의 40피트 컨테이너 운송 비용은 6월 12일 5,914 달러에서 지난달 31일 2,632 달러로 55% 급락했다.
